질 들뢰즈_차이와 강도
콤플렉스는 삶 전체가 그 부정적인 모습에 매이게 되는 것을 의미해요.
우리를 괴롭히는 콤플렉스
검은 점이 몇 개 찍힌 하얀 백지를 생각해 봐요.
검은 점이 우리의 어둠이고 부정적인 면이에요.
그리고 드넓은 하얀 여백은 우리의 밝음이고 긍정적인 면이에요.
우리의 시선은 어디에 가 있을까요?
몇 개의 검은 점에만 계속 머물러 있을 거예요.
이것이 콤플렉스가 우리를 집요하게 괴롭히는 방식이에요.
몇 개의 작은 점(콤플렉스)에 집중하느라 정작 밝고 긍정적인 넓은 면(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지 못하는 것이죠.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간단하고 명료해요.
검은 점에서 시선을 떼고 하얀 여백을 보면 돼요. 하지만 그게 쉬운 가요?
작은 점(콤플렉스)을 보지 말라고 말하면 말할수록 검은 점에 더욱 신경이 쏠리게 되잖아요.
그렇다면 어떻게 그 작은 점에서 시선을 뗄 수 있을까요?
달리 말해, 콤플렉스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질 들뢰즈(Gilles Deleuze)
<안티 오이디푸스>, <차이와 반복>, <천 개의 고원> 등의 저서를 통해, 서양 현대 철학의 최고봉이라고 평가받는 프랑스 철학자예요.
'-되기'로 가능하다네
'-되기'는 지배적이고 관성적이고,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다른 존재가 되어 가는 것을 의미해요.
쉽게 말해, 지금의(지배적, 관성적, 익숙한) 나가 아닌 다른 나가 되어 가는 과정이 바로' -되기'라고 말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공부만 하던 아이가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로 변해 가는 것.
그때 그 아이는 이전의 '나'가 아닌 다른 '나'가 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죠.
'-되기'는 그냥 되지 않아요. 힘이 필요하죠.
들뢰즈는 그 힘을 강도라고 표현했어요.
강도는 말 그대로 강한 정도. 세기를 의미해요.
강도는 현실화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떠맡는 규정자이다.
질 들뢰즈 <차이와 반복>
질 들뢰즈에 따르면, 강도는 어떤 존재가 현실화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요.
예를 들어, 씨앗은 아직 꽃이 아니죠. 하지만 씨앗은 언젠가 꽃으로 현실화되죠.
그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어떤 힘이 필요한데, 그 힘이 바로 '강도'인 거예요.
마찬가지로, '콤플렉스에 빠져 있던 나'에서 벗어나 콤플렉스를 극복한 '나-되기'가 현실화될 때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 역시 '강도'예요.
이제 그 '강도'가 무엇인지 조금 더 깊이 알아보도록 해요.
'차이'에서 만들어지는 '강도'
강도는 차이다
질 들뢰즈 <차이와 반복>
콤플렉스의 극복은 콤플렉스 그 자체로부터 시작해야 해요.
콤플렉스를 외면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바로 보는 것으로 시작해야 하는 거죠.
자신의 가장 낮은 것을 긍정해야만 차이가 나고, 그 차이가 바로 우리를 다른 '나-되기'로 이끌 강도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에요.
어쩌면 자신의 콤플렉스가 낮은 것이면 낮은 것일수록 다행스러운 일일지도 모르겠어요.
그 높이 차이만큼 강력한 힘(강도)이 발생하니까 말이에요.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싶다면 자신의 가장 낮은 곳을 용기 내어 당당하게 말하는 연습이 필요해요.
당당하게 이렇게 말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콤플렉스를 벗어날 수 있어요.
콤플렉스를 드러낼 때, 그것은 더 이상 콤플렉스가 아니에요.
들뢰즈가 <차이와 반복>에서 우리에게 당부했던 말을 잊지 말아요.
가장 낮은 것까지 긍정하기!
질 드뢰즈 <차이와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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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4 - [분류 전체보기] - 패러다임 토머스 쿤